지난 2년간 회사와 학교를 오가며 배운 것은 없다.
발터 벤야민의 「기계복제 시대의 예술」와 R.L.러츠키의「하이테크네-포스트휴먼 시대의 예술, 디자인, 테크놀로지」에서 시작한 이 2년간의 여행은 올리버 색스의 「화성에서 온 인류학자」와 로라 멀비의 「1초에 24번의 죽음」에서 마무리 되는 듯하다.
2년 동안 익숙해진 단어들은 남근, 프로이트, 기호학(기표/기의), 정신분석 등이다.
이 이야기를 전부 이해하지는 못한다.
대략 그러한 이야기들이 있다는 것을 인지했을 뿐이다.
지난 주말 시그마그래프에서 출간한 John D. Cone 의 「학위논문 작성법 : 시작에서 끝내기까지」를 읽으며 느낀 것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08년 초 「논문작성법 : 인문,사회과학편」(논문작성법교재편찬위원회 편 | 건국대학교출판부)을 읽을때는 느끼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있었다.(혹은, 내용은 있었지만 이해할 능력이 부족했을 경우도 생각해 본다.)
결국 나는 1차적으로 논리학과 통사론(구문론)을 공부해야 하고 타이핑 방식을 수정해야 하며(지금은 3손가락 독수리다.) 통계학을 공부히야하고 논문작성 규칙을 숙지해야한다. 이후 전체적인 연구 계획(개괄)을 잡기 위하여 선행연구를 모두 읽어야 하고 예상되는 가설을 새우고 그를 증명하기 위해 질적 자료들을 수집해서 양적 통계를 내야한다.
나에게는 1달에 5일 정도의 시간이 발생한다.(회사 업무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기 위하여 많은 시간을 쓴다.) 논문의 마감을 내년 9월로 설정할 때 지금부터 9개월의 시간이 있는 것이고 30일의 시간이 있는 것이다. 1일 집중도를 고려한 연구 시간은 12시간 정도로 설정하면 360시간 뿐 이라는 암담한 결과가 나온다. 내가 학위논문을 읽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경험상 3~5시간 정도이고 출간된 도서의 수용 시간은 10시간 정도 소요된다. 문서의 작성 시간은 A4 한 장에 30-60분이 걸린다. 2시간에 3장을 작성한다고 생각한다. 석사학위 논문 양은 100장 정도라고 설정하면 작성에만 6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그럼 수정시간 까지 고려하여 초안이 나와야 하는 시간은 100시간 전이 된다. 결국 260시간이 과정에 들어간다. 이중 120시간을 선행연구 분석에 사용한다 하여도 25개의 학위논문을 읽는 정도이고 도서로 바꾸면 12권의 수준이다.(지금 관심이 있는 분야는 책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논문을 많이 읽어야 한다.) 또한 연구 시작 전 선행해야하는 공부도 가벼운 분량은 아니다.
...
그런데 꼭 해보고 싶다.
학교를 다니며 가장 명확하게 배운 것은 남의 글을 통한 간접경험의 즐거움이다.
내가 무언가 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간접경험을 정리할 것이고 그 과정을 정리하여 내 기억의 연장과 다른 사람의 참고 자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게 지금의 희망(혹은, 목표)이다.
많이 온 것이라 생각 했는데, 거의 다 온 것이라 생각 했는데 ,결국은 또 다른 시작입니다...두려운 마음에 멈추어 살피지만, 그래도 결국은 가야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기에 한걸음 내딛어 봅니다.
2009년 12월 9일 수요일
2년의 대학원, 학위논문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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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대학원 진학을 목표하는 사람은 학위수여를 위한 논문의 주제 및 방향성에 대하여 준비하고 가는 것이 덜 피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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